필사하고 싶은 노래
K-POP 2019. 9. 28.
오랜만에 무슨 글을 쓸까 하다 내가 좋아하는 가사를 가진 노래를 추천하려고 한다.
필사하고 싶을 정도로. 몇몇 곡은 찐으로 필사했다. 나는 케이팝인 경우에는 가사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국노래는 어차피 안들려서 상관이 없지만 한국 노래의 가사는 짧은 단편소설이나 자기 생각을 담은 메세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멜로디가 엄청 좋은 경우에는 가사가 빻아도...유투브 통해서 듣지만...
1. View _ SHINee
달콤히 찍어 문 빛의 퐁듀 / 보이기 시작한 음의 색도
달콤히 찍어서 입에 문 '빛의 퐁듀' 라는 의미인데
개인적으로 나는 '문(moon : 달, 月) 빛의 퐁듀'라고 생각했기에 더 좋아한다. 달빛의 퐁듀라니 더 낭만적고 재밌지 않니
보이기 시작한 '음의 색' 이 부분은 그저 놀라웠다. 놀라운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음의 색' 이란 단어를 본 순간 아름다운 색이 떠올라
너무 아름다운 다운 다운 다운 View
더 보여줘 다음 다음 다음 다음 View
데모버전이었을 때 작곡가인 런던노이즈가 'down' 부분은 꼭 살려달라고 했고 종현은 그 부분을 아름 '다운'과 '다음'으로 바꿨다. 발음이 비슷한 단어로 대체한 것 중에 최고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가사 읽고 '다운'과 '다음'이 이렇게 아름다운 발음인지 처음 알았잖아..
저 하늘을 곱게 접는 이 바다를 병에 담는 시간도 편히 걷는 꿈들을 이뤄 난
사실 아직 이 가사를 어떻게 끊어서 읽어야할지 모른다.
1)저 하늘을 곱게 접고 이 바다도 병에 담는 주체인 시간도 편히 걷는 꿈들을 이룬다는 뜻인지
2)저 하늘을 곱게 접는 주체인 이 바다를, 병에 담는 시간도 편히 걷는 꿈들을 이룬다는 뜻인지
3)저 하늘을 곱게 접는 꿈을 이루고 이 바다를 병에 담는 꿈도 이루고 시간도 편히 걷는 꿈도 이룬다는 뜻인지
아직 모르겠지만 하늘을 곱게 접고 바다를 병에 담는다는 표현이 너무 좋아서
별빛의 향과 맛을 본 것도
향기의 무게를 느낀 것도
소리의 색과 모양 본 것도
종현이 공감각적인 가사를 쓰고 싶어서 쓴 가사인 만큼 공감각적인 표현이 주를 이루는데 그 중에서도 이 부분을 제일 좋아한다. 별빛(시각)의 향(후각)과 맛(미각)을 보고 향기(후각)의 무게(촉각)를 느끼고 소리(청각)의 색과 모양(시각)을 느낀다고 표현하면서 3줄에 우리가 가진 여섯 감각을 깔끔하게 다 썼다. 이렇게 깔끔하게 문장을 쓰는 능력이 그저 놀랍다.
2. Oh Boy _ Red Velvet
넌 내게 깜짝 / 난 눈만 깜박 / 입술 닿을 듯 시간이 멈춘 순간 / 내 안으로 새로운 계절이 불어와
참 낯선 향기 / 또 네 목소리 / 날 바라보는 네 눈을 바라본 나 / 왜 이름도 몰랐던 꽃으로 피어나
갓보이 오보이 나는 노래가사가 1절과 2절에서 달라지면서 대비되는 게 너무나 좋은 사람이라
아낄 수 밖에 없는 가사이다. 첫눈에 반한 상황을 1절에서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새로운 계절이 불어오다' 라고 표현했고 2절에서는 '이름도 몰랐던 꽃으로 피어나다' 라고 표현했다. 천재가 아닐리가 없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는 나에게로와 꽃이 되었다는 시를 연상시키듯 날 바라보는 네 눈을 내가 바라봤을 때 나는 이름도 몰랐던 꽃으로 피어났다라는 게 너무 좋아 미치겠는 지점이다.
3. Airplane _ f(x)
하늘을 나는 바람을 감는 구름을 걷는 / 이 비행은 시작됐지만 / 하나의 기적 너만을 믿어 / 손을 잡은 오직 한 사람
하늘을 나는 바람을 감는 구름을 걷는 / 그 비행은 끝이 났지만 / 오래된 인연 영원을 믿어 / 손을 잡은 오직 한 사람
눈물난다 펄라이트 페리윙클
에프엑스만 생각하면 소주 마시고 싶어지니까 가사만 얘기하겠다.
앞서 언급했듯이 나는 대비되는 가사 처돌이라 어쩔 수 없이 이 가사도 사랑할 수 밖에 없다.
1절의 화자는 사랑이라는 비행기에 너라는 하나의 기적만을 믿고 탑승하여 비행을 시작한다. 그리고 2절의 화자는 오래된 인연의 영원을 믿고 비행기에서 내리지만 1절의 하나이 기적이라던 너의 손을 마찬가지로 잡고 내린다. 사랑을 비행에 비유하고 추락하진 않을까 불안해하면서도 너라는 기적을 믿고 탑승했던 화자는 하늘을 날고 바람을 감고 구름을 걷는 황홀한 사랑은 끝이 났지만 오래된 인연이 된 그 사람의 손을 잡고 내리면서 영원을 믿는다. 단 두줄로 만들어낸 완벽한 기승전결이다. 세상엔 천재가 많아.
4. 희생양 _ 에픽하이
왜 서게 만든거죠 무릎꿇게 만들거라면
걷게 만들어도 땅에 묻어 가둘거라면
에픽하이 노래 중에서 특히 미쓰라의 파트가 귀에 박힐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런 곡들 중에 하나인 것 같다 희생양은
무릎꿇게 만들거라면 왜 서게 만들었으며 인간의 끝은 땅에 묻혀 가둬지는 것인데 왜 걷게 만들었냐
내가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관점이었고, 무교인 나에게도 충격적인 가사였다.
Just facts in this hell that we livin in
dear God help us, we All your children
이 부분은 타블로의 영어 랩 파트 중 마지막 부분인데
아직까지도 이 노래 하면 이 부분이 생각난다.
그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지옥의 현실이며 신이시여 당신의 자손인 우리를 모두 도우소서.
타블로의 랩에는 신을 지칭하는 가사가 굉장히 많은 편이다 특이한 점은 신이란 존재에 대한 회의나 신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가사가 많다는 건데 그의 종교가 궁금해서 찾아보니까 현재는 무교라고 한다. 신을 믿어봤던 자만이 쓸 수 있는 가사라고 생각했다. 나도 한 때는 신을 믿고 몇년동안 매일밤 기도를 하며 잠들었던 사람이었고 현재는 무교라 어떤 생각과 의문으로 저런 가사를 썼는지 공감이 갔다.
사실 악뮤 이번 앨범의 '물만난 물고기'라는 노래 가사가 너무 좋아서 그거 쓸려고 시작했는데
나는 지금 자도 3시간도 못자기 때문에...아무리 생각해도 좆됐다 오늘 일정 개빡센데
암튼 다음에 2편 들고오면서 그 노래 소개도 해야징 모두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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